요즘 건강증진(health promotion)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나돈다. 이전에 종합건강진단센터들이 대부분 종합건강증진센터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앞선 칼럼에서 건강에 대한 설명에서 언급했듯이 질병과 건강은 어떤 일직선상에서 양단의 끝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직선상의 한쪽 끝점은 죽음이지만 다른 끝 점은 단순히 건강이 아니라 최고 높은 수준의 건강인 것이다. 그 사이 질병과 건강을 구분 짓는 기준점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발전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안경이 없던 시대에는 근시여서 앞이 잘 안보이면 그 사람은 농사나 수렵채취를 할 수 없어 사회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병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오늘날 안경이 있고, 콘택트렌즈가 있고, 심지어 라식 수술이라든지 라섹 수술이 있어 안경을 사용하지 않고도 시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근시로 앞이 잘 안 보인다고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아메리카의 어떤 지역은 동네 주민들이 평상시에 늘 설사를 하기 때문에 그 지역의 사람들은 아무도 설사를 병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질병의 끝점은 죽음인 반면 건강의 끝점은 최고 높은 수준의 건강이라고 했다. 나는 건강하니까 괜찮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건강에는 낮은 수준의 건강이 있고 높은 수준의 건강이 있다는 말이다. 부자를 말할 때 과거에 흔히 백만장자라고 하였고, 백만 원을 가지고 있으면 부자라고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화폐가치가 달라지긴 했지만 지금 어디 백만 원을 가지고 부자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오늘날 부자 중에는 몇 억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십억을 가진 사람도 있고,  몇 백억, 몇 천억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이렇듯 부자의 수준이 다르듯이 건강의 수준도 다른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건강 수준을 보다 더 높은 수준의 건강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건강증진이다. 지금 현재 내가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겉으로 건강해 보여도 이미 내 몸의 내부에는 항상성이 깨져 작은 세포들의 비정상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세포들이 모인 조직에 변화가 시작 되고, 그것들로 구성된 기관에 기능적 변화에 이상이 생겼는데도 내가 인식을 못하고 있으면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내가 느꼈을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그 때는 질병의 치료를 위해 약을 먹고, 안되면 수술을 해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또 어떤 때는 특별히 치료 방법이 없어 아무 대책 없이 병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건강하다고 느끼지만 내 몸에 일어나고 있는 작은 변화들을 알기 위하여 종합건강진단을 받게 된다.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거나, 질병의 발생을 차단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대의 과학 기술로는 아주 미세한 세포의 변화나 기능의 변화를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종합건강진단에서 정상이라고 해서 내 몸은 정상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예컨대 하루에 담배를 한 갑씩 20년간 담배를 피워 온 40대 남성이 종합건강진단에서 흉부엑스선과 저선량CT 촬영에서 설령 정상이라고 판정이 나더라도 계속 담배를 피우면 언젠가는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계속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나의 건강에 앞으로 해를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있으면 비록 종합건강진단 결과가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질병 발생 가능성을 없애거나 적어도 줄이기 위해서는 그러한 건강에 위해한 요인들을 없애거나 조절하여야만 지금의 건강 수준에서 보다 높은 건강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