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 건국대의료원장 시절 최완규 박사(오른쪽, 2005)

사진 중간: 서울대학병원교회 30주년 기념 찬양예배

사진 아래: 서울대학병원교회 성도가 개인의 기증으로 세운 캄보디아 우물

 

 

기도의 응답
- 서울대학교병원교회를 세워주신 하나님 -

최규완 교수(15회, 1961년 졸업)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마 7:7-8)

크리스천이면 누구나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하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한다. 밥 먹기 전에도 하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한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르짖기도 하고 가만히 묵상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산 위에서 하기도 하고 끼니를 거르면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도에 대한 응답을 확실히 기대하거나,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나도 그러한 부류에 속했지만 정말로 기적적인 기도의 응답을 받은 적이 있어 그 체험을 간증한다.

필자가 서울대학교병원에 근무할 때 소아과 홍창의 교수님이 주축이 되고 필자가 총무를 맡아 기독봉사회를 조직하였다. 크리스천 교수 몇 명과 전공의, 학생, 그리고 간호사, 약사, 사무직원 등 100여명이 모여 기도도 하고 성경도 배우며 환자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이른바 기독신우회 모임이었다. 적은 정성이나마 회비를 거두고 여러 곳에서 협찬을 받아 환자들에게 책이나 잡지를 빌려주고, 심방도 하고, 가난한 환자들을 위하여 입원비도 가끔씩 보태어주곤 하던 일이 기억난다. 조직이 조금 커지자 향린교회(홍창의 교수 시무)의 도움을 받아 목사님을 초빙하여 직원과 환자들을 위한 주일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강의실에서 모이다가 점점 환자들이 많이 모이게 되니 큰 강당으로 옮겨 다니고, 그나마 병원에 다른 행사가 겹치면 모임 시간을 바꾸어야 했다.

이러한 불편 가운데 우리 기독봉사회의 총회가 열렸을 때 한 젊은 회원(아마도 방사선과 박재형 교수라고 기억한다)이 긴급 제안을 했다. 우리 병원 안에 교회를 지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기도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제안은 그 자리에서 채택되었다. 그러나 필자도 그러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대부분의 회원들은 가능성이 전혀 없는 쓸데없는 제안이라고 생각했었다.

사립대학병원도 아닌 국립대학병원에, 그것도 캠퍼스가 좁아 다른 건물도 짓지 못해서 고민하고 있으며, 병원운영도 적자 경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적에 어떻게 교회를 짓는단 말인가? 설사 봉사회원들이 경비를 마련한다고 해도 비기독교인들이 많은 조직에서 교회를 짓도록 허락을 받을 수가 있겠는가? 우리의 이성적 사고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부터 우리들은 열심히 기도했다. 아무런 가능성이나 희망이 보이지 않았지만 열심히 기도했다. 모임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혹은 단지 몇 사람이 모일 때에도 최우선적인 기도제목이 우리나라 국립대학병원에 최초의 병원교회를 짓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때로는 용기를 잃을 때도 있었지만 서로들 격려하면서 열심히 기도했다.

그렇게 하기를 한 10여 년이나 되었을까? 어느 날 갑자기 우리들의 기도에 응답이 왔다. 물론 그 동안 이증구 담임목사님을 비롯하여 여러 교수들이 백방으로 노력하여 온 결과이기는 하지만 광림교회(박태원 교수 시무)에서 큰 지원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었다.

다른 곳에 지으려던 개척교회 설립 안이 취소되어 그 대신 서울대학교병원 교회를 짓도록 경비를 보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바로 그 때 우리가 꼭 필요한 대지가 준비되어 있었다. 조그마한 교회를 짓기에 알맞은 땅이, 그것도 우리 병원에 바로 인접해 있으면서, 큰 도로와는 많이 떨어져 있는 곳이라 비교적 싼값으로 살 수 있는 부지가 나타났다. 바로 지금 병원교회가 있는 땅이다. 정말 우리 모두는 이 놀라운 기적적인 일에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건축위원회가 구성되고 모자라는 경비를 위하여 헌금하고, 병원당국과 협상을 벌이고, 서울시 당국과 절충을 하면서 광림교회와 협조를 계속하였다. 이렇게 되니 우리들의 기도에는 더욱 열이 붙었고 영락교회 (석세일 교수 시무), 새문안교회 (필자 시무)등의 교회에서도 거액을 찬조해 줌으로써 공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드디어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대학병원 교회를 헌당할 수 있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파되고, 많은 성도들이 위로를 받으며,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큰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야 4:3), 확실한 믿음을 갖고(눅 17:6), 쉬지 않고(살전 5:17), 끊임없이 졸라대면(눅 18:1-8),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우리들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것을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었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끝>